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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왜부부들은 섹스가 재미 없을까?

재능박사, 교육학명예박사 서일정원더풀! 2013. 10. 20. 22:03

 

 

청소년 성 문제 해결사인 구성애씨가 드디어 부부의 성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서갑숙씨의 성 체험 고백서 파문 이후 성 전문가로서 뭔가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일말의 사명감을 느낀 때문. 인터넷 음란물에 빠져 아내를 돌아보지 않는 남편, 남편의 무관심 때문에 불만이 있어도 억누르기만 하는 아내. 진정한 부부 사랑을 만드는 성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그가 오랜만에 들려주는 ‘아름다운 부부의 성을 위하여’

남편이 컴퓨터만 보면서 일 년째 나를 안아주지 않아요

자, 이젠 부부들의 성을 한번 점검해 봐야할 때가 왔습니다. 부부 얘기, 말하기 조금 어려운데 그래도 해야겠습니다. 왜냐면 요 문제가 요새 살살 늘고 있기 때문에. 말 못하고 고민하는 분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아요.

부부의 성이 흔들리고 있어요. 어떤 사롑니다. 30대 초반의 남편, 부인을 안아주지 않아요. 부인은 밤마다 남편의 사랑을 기다립니다. 일 년이 넘었어요. 견디다 못해 부인이 나를 찾아왔어요.

왜 그럴까, 이럴려면 그 사람은 결혼은 왜 했을까, 그 사람도 성적인 욕구가 있을텐데 어떻게 해결할까… 울면서 얘기하는 거예요. 남편이 평소에 뭐 하는지 자세히 지켜보라고 했더니 컴퓨터만 한대요. 컴퓨터로 음란물만 보는 거죠.

일명 부부관계를 하지 않고 성 관계를 하지 않는 ‘섹스 리스 부부’가 늘고 있다 이런 얘깁니다. 이런 사례, 주변에 의외로 많습니다. 이유가 뭐냐, 부부 사이에 음란물이 끼어 들기 때문입니다. 이 남편은 컴퓨터로 음란물만 보고 있었던 거예요.

실제로 인터넷 음란물 사이트에 어느 연령층이 가장 많이 들어갈까, 여러분 생각하기에 어떨 것 같아요? 십대 청소년? 이십대? 삼십대? 이십대 말에서 삼십대 초반 직장 남성들이 청소년보다 두 배 가량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서갑숙씨 책을 누가 가장 많이 사보느냐, 사오십 대 중년 남자들 사이에 폭발적 인기라고 신문에 난 걸 봤습니다. 검찰이 청소년 보호를 이유로 내사에 들어간다 만다 과잉 반응을 보였지만 실제 십대 청소년들은 이 책에 별로 관심 없어요.

왜냐, 그 책에 나온 내용보다 훨씬 찐한 것을 인터넷에 널린 음란물로 이미 신물나게 봤다는 거예요. 어른들이 아이들을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롑니다.

이삼십 대들은 인터넷 음란물로 성 욕구를 풀지만 사오십 대들은 인터넷 할 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그러니 어떤 여자 탤런트가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 제목까지 그렇게 붙여놓으니까 호기심에 그냥 사보는 거예요. 누가 볼까봐 봉투에 넣어서 감춰 가지고.

어쨌든 저는 그 통계를 보니까 이해가 갔어요. 부인들이 울고 있는 이유가 통계하고 맞아떨어지는구나. 왜? 중독이 되어가면서 음란물만 보인다, 부인이 안 보인다 이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거 이렇게 나가서야 되겠는가, 우리가 결혼을 왜 했는가 이런 고민들을 많이 하게 됩니다.



부부 성생활 재미있게 하려면 무슨 노력을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가 만약 성 욕구를 해결할 수만 있다면 막말로 굳이 결혼 안해도 돼요. 그렇죠? 결혼을 왜 하는가를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데,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서예요. 성욕만을 풀기 위해서라면 다른 여러 가지 편리한 수단들이 많아요.

인간관계, 특히 부부관계는 사실 그리 쉬운 건 아니죠. 어떤 삼십대 남성이 밤에 아내와 사랑을 나누려고 장미꽃 한 다발을 사들고 왔어요. 이걸 주면 반가워하겠지 하면서 집에 들어갔는데 의외로 부인이 입이 툭 나와 가지고 ‘쳇’ 하면서 팩 돌아서는 거예요.

이 남편의 꿈은 깨졌어요. 어떻게 할 것인가. 방법은 두 가지 밖에 없어요. 혼자 그냥 어떻게 대충대충 해가지고 해결을 하느냐, 아니면 부인과 끝까지 얘기를 풀어서 왜 그러는지 알아내어 마음을 녹여준 다음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느냐.

근데 사실 이 두 번째 방법이 굉장히 힘들어요. 시간도 걸리고. 그래서 대부분은 그런게 귀찮으니까, 관계를 트기보다 쉽게 쉽게 욕구를 풀려고 하다보니까 점점 음란물로 가게 되는 거예요.

이런 게 작은 것 같지만 사실 큰 얘기예요. 관계라는 건 노력을 해야 돼요. 어떤 게 노력이냐, 서로 힘드니까 샤워도 하고 충전을 한 다음에, 차려놓은 밥까지 잘 먹은 다음에 부인한테 ‘피곤하지? 쉬어, 내가 설거지해줄게’ 이러면 부인이 ‘흥, 무슨 바람이 불어서’ 말은 삐쭉하면서도 속으론 풀리기 시작해요.

설거지를 다한 다음에 이번엔 부인의 어깨를 주물러요. 그러면서 적당한 때 ‘오늘 무슨 일 있었어?’ 라고 물으면 그때서야 부인이 얘기해요. 고부간에 갈등이 있었다고. 남편 귀에는 그 얘기가 그 얘기지만 몇 시간을 들어줘야 해요.

그게 다 풀린 다음에 마무리 코스로 ‘우리 와인 한 잔 할까?’까지 가야 부인 마음이 완전히 풀려서 사랑을 나눌 수 있어요. 여기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냐, 다섯 시간 걸려요.

우리는 바로 이런 만들어 가는 관계에 대해 노력을 안하고 있어요. 여간 정성을 기울여야 하는 게 아니니 피곤하고 귀찮거든요. 대신 만들어 가는 관계는 외롭지 않죠. 그러나 음란물 같은 쉽게 성 욕구를 푸는 관계는 갈수록 외로워져요. 쉽게 만날 수 있는 상대는 많지만 그럴수록 더 갈증이 나고 외로워진다는 거죠. 바로 인간관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음란물, 이게 부부 사이를 깨뜨립니다.



무지가 정숙이던 시대는 끝
표현하는 부부가 행복하다


작년 ‘아우성’ 방송이 나간 후에 나를 만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성 얘기를 슬슬 꺼내놓기 시작하더라구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쏟아내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옳지, 이제야 진정한 성 담론이 이루어질 수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성 담론의 분위기와 내용, 자세가 예전과는 달라졌더라는 겁니다.

성 담론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들은 성이 개방되고 자극 받는 속에서 이제는 자기 얘기를 하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하고 보고 느낀 것에 대해 표현해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제대로 된 성 담론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겁니다.

내가 우리 주부들을 많이 만나다보면 부부간에 정말 재미있게 살고 싶어합니다. 삼십 대 어느 주부는 맨날 피곤에 지쳐 곯아떨어지는 남편이 미워 죽겠대요. 영화처럼 재미있게 살고 싶은데 남편이 그런 표현조차 할 틈을 안 준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자기가 어떤 식으로 다가가야 하는지 노력할 방법을 알려 달래요.

아내가 남편 퇴근시간에 맞춰 목욕도 하고 반찬도 맛있게 차려놓고 기다립니다. 어젯밤 남편한테 은근히 성관계를 요구했더니 ‘피곤해, 내일 하자’ 그랬어요. 그래서 남편이 좋아하는 대구탕까지 끓여놓고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는데 남편이 밤 12시가 넘어 술이 떡이 돼서 들어오는 겁니다. 아이구, 오늘도 텄구나. 술이 사람을 먹었으니.

쓰러져 자는 남편 옆에서 잠도 안 오고 신경질만 납니다. 이건 구걸도 아니고 부탁도 아닌데 자기만 천박한 것 같고. 아침에 일어나서 밥 차려 주는데 또 신경질이 불쑥 납니다. 그래서 남편한테 숟가락을 집어 던져요. 그릇도 쾅쾅 놓고.

남편은 아내가 뭐 땜에 화가 났는지 모르고 멀뚱히 쳐다보다가 출근하기 바쁘니까 물어볼 생각도 않고 대충 챙겨먹고 나갑니다. 이게 바로 집집마다 일어나는 부부들의 모습입니다. 성에 대해 표현하는 것이 전혀 안되고 있는 거예요.

부부의 성생활도 재미있게 살고, 미혼들도 앞으로 부부 성생활이 얼마나 재미있는지도 알아야 되고, 그런 것들이 요즘 절대적인 요구예요. 재미있게 사는 방법을 찾는다고 해도 지금까지 표현되고 문제시 되어온 것들은 전부 현실이 아닌 튀는 것들, 포르노들이 진짜인 것처럼 번쩍번쩍 돌아다니고 있거든요. 부부간에 표현도 안하고 노력도 안 하면서 갑자기 일탈로만 나가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이겁니다. 준비가 안됐다는 건 바로 그 얘기예요.



남의 얘기 숨어서 엿보지 말고 자신의 성 얘기부터 시작하라

서갑숙씨 책은 일단 제목(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이 맘에 안 들어요. 내가 그 책을 보니까 포르노와 아주 틀려요. 그 속엔 눈물도 아픔도 있고 애도 있고 남편도 있어요. 포르노에 어디 애가 있고 남편이 있어요? 없어요.

제가 서갑숙씨한테 편지를 썼거든요. 공인이고 나름대로 똑똑한 여성이 너무 튀는 게 안타까워서요. 감추라는 게 아니에요. 그러나 솔직하다는 것만으로 다는 아니라는 겁니다. 점진적으로 변해야 하는데 너무 앞서 가버리면 설득력을 얻을 수 없다는 거예요.

지금 우리에게 성 담론은 정말 꼭 필요한 겁니다. 그런데 표현의 기준이 없다보니 너무 튀던가 아니면 서로 눈치만 보고 있어요. 내가 편지를 쓴 것도 그 때문이에요. 서갑숙씨 책이 대형서점에서 자체 반품을 결정하고 검찰까지 나설 만큼 논란을 빚고 있는데, 정작 여성계에서는 옳다 그르다 아무 말이 없는 거예요. 청소년 성 문제를 주로 얘기하고 다니지만 적어도 이 문제만은 내 생각을 얘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쓴 거예요.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성 담론은 바로 이런 겁니다. 우선 현실 생활에서 나오는 자신의 얘기를 하라는 겁니다. 더 이상 남의 얘기에 끌려 다닐 필요가 없어요. 아직 자신들의 얘기조차 시작하지 않았잖아요.

그 다음 서로에게 도움이 되도록 경험의 뒷얘기를 진솔하게 나누어야 합니다. 남자들은 모이면 여자 얘기를 하지만 맨 거짓말투성이 무용담이나 허풍뿐이에요. 그런 얘긴 점점 더 왜곡된 성만 만들어 갈 뿐입니다.

성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교감이 있어야 하는 건데, 포르노처럼 욕구 배설만 있는 성이 전부인 것처럼 되다 보니 테크닉과 정력이 최고라고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섹스는 테크닉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킨제이 보고서에도 인간 최대의 성기는 뇌라고 나와 있어요.

주부들도 오늘부터 성생활에 불만이 있으면 남편한테 말하세요. 가정 내의 성 담론부터 활발해져야 건전한 성문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부부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인간적으로 성숙해지는 성은 분명 축복입니다.

출처 : 아코디언 음악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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